3년째 개근한 지산 락페. 이번엔 라인업 때문에 좀 망설였는데, 케미컬 브라더스의 공연이 그 고민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스매싱 펌킨스, 오아시스와 함께 내 생애 안봤으면 후회할 뻔한 공연 Best 3안에 꼽힐 것 같다. (Earth, Wind and Fire아저씨들께서 케미컬 형제들에게 밀리심.) 짧은 감상. 구남과 여라이딩 스텔라 : 난닝구 패션 좀 멋졌다. 눈뜨고 코베인 : 생각보다 귀여움. 쿠루리 : 원래도 쿠루리 팬이었지만 이런 똘기 충만 밴드인지는 미처 몰랐다. "조,조,조,조,좋아!"를 외치며 무대를 미친듯 휘젓고 다님. '언니, 오빠, 좋아' 아는 한국어는 다 말한 거 같다. 여름날 저녁 같은 애잔한 트럼펫 최고. 아폴로18 : 라이브를 듣기 전까지는 이렇게 멋진 밴드인지 몰랐다. 그.리...
몇 주 전 꿈에 이적이 기타를 치며 내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꿈 속에서는 지금같이 서정적인 이적이 아니라 패닉 2집의 '어릿광대와 세 아들들에 관하여' 때의 감수성이 살아있는 강렬하고 울분에 가득찬 사운드였다. 라고 느껴졌다.... 잠에서 깨자마자 얼른 코드와 멜로디를 적어놓았는데 다시 리플레이 해보니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하나도 강렬하지 않았다. ㅎㅎ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꿈이란 게 그렇지. 뭐. 엊그제는 꿈에 빌리 코건이 나와서 기타를 치며 내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것도 한국말로..ㅋ) 깨고 나서 아직도 기억나는 그 리프를 적어두려다가 머릿속으로 리플레이해보니 이적때만큼이나 어이없이 싱거운 리프였다. 그냥 다시 잠이나 자버렸다. 웃긴 건, 빌리가 나와 하이스쿨 동..
오늘 우연히 발견한 오노 요코의 트위터. I love dancing. I think it's better to dance than to march through life. 며칠 동안 괴로워하고 안달하며 나 자신을 들들 볶던 머릿속이 갑자기 시원해진 느낌이었다. 존레논이 오노요코에게 빠지게 된 순간처럼. 그도 어느 전시회장에서 그녀의 설치 작품을 보고 그런 느낌을 가졌다고 했던 것 같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돋보기로 천장에 쓰여진 글자를 보도록 한 작품, 존 레논이 발견했던 그 한 마디는 'Yes' 내가 무엇이 되지 못한다 해도 무슨 상관일까.
지난 4월말 열렸던 32pages의 전시회. 32pages는 신설화, 지남희, 박소하다, 이선정 - 4명의 작가가(최근에는 한 명 추가된 듯)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32쪽짜리 책을 출판하는 자가출판 프로젝트. 이번이 5번째 출판이다. 내가 그녀들을 만났던 것은 그들이 막 첫 책을 출판했던 2008년이었다. 홍대앞 골목을 구비구비 돌아 도착한 박소하다의 작업실, 주차장을 개조해 만든 작업실이었는데 여름이 시작되던 참이라 박소하다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타를 치며 아직 오지 않은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남희씨는 박소하다의 파마머리에 깔깔 웃음을 터뜨리고, 그 소리가 동네 꼬마들과 노인들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골목에 울려 퍼졌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과 설..
일요일, 아파서 집에서 뒹굴거리며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다가올레TV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영화 '백야'를 보았다.워낙 오래된 영화라서어딘지 연극같은 데가 있고갈등구조도 단순하긴 한데주인공들이 추는 춤이 너무 멋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중력을 거부하고 날아오르려고 하는 듯한 발레리노의 몸짓,그 모든 노력이 배어있는 듯한 단단한 근육.그리고, 춤추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흑인 탭댄서의 신들린듯한 몸놀림.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주인공 니콜라이가 옛애인이자 지금은 권력의 자리에 오른 이바노바에게 찾아가 자신을 도와달라고 하며, 그녀 앞에서 소비에트 정부가 금지한 춤을 열정적으로 추는 장면이었다.이바노바는 자신을 배신하고 서방세계로 떠난 니콜라이를 용서할 수 없었지..
어디선가 쌀뜨물로 설겆이를 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몇 번 시도해 보았는데 잘 되지 않았다. 지금은 나만의 노하우가 조금 생겼는데, 1. 쌀뜨물은 1~2번째 씻은 물까지만 받는다. (3번째 이후부터는 묽어서 별로 효과가 없는 듯) 2. 물로 간단하게 기름기를 제거한 그릇을 받아놓은 쌀뜨물에 담가 수세미로 꼼꼼히 문질러준다. (뿌연 쌀뜨물 성분은 가라앉아 있으니 저어가며 해준다) 3. 따뜻한 물로 헹구며 잔여 기름기를 제거한다. 후라이팬같은 기름기 많은 그릇은 세제가 필요하지만 접시에 묻은 기름기 정도는 쌀뜨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쌀뜨물을 받아놓다보면 싱크대가 어수선해진다는 것. 그리고, 가끔 받아놓은 쌀뜨물을 까먹고 하루 지나면, 쉬어서 냄새가 난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