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를 다니던 때 서점에서 최민식의 사진집을 우연히 보았다. 한 페이지를 넘겼을 때, 거리 모퉁이에서 국수를 먹고 있는 꼬마아이의 모습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렸다. 서점에서 주책맞게 눈물이 나오는 것이다. 뭐, 그래서 회사를 그만둔 거라면 뻥이겠지만, 아니라고도 할 수는 없다. 그는, 남루하고, 비루한 육체를 입고 있는 인간존재의 반짝임을 한결같이 지치지 않는 열정과 연민으로 찾아내고 있었다. 사진이 어떻고 저떻고를 떠나서 이런 태도가 바로 거장의 태도가 아닌가 싶다.
art
2008. 5. 7. 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