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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TV

올림픽 잡담

d u s t y s n o b 2016. 8. 21. 19:02






요즘 너무 바빠서 TV 볼 시간이 없다. 그래도 이 와중에 올림픽은 슬쩍슬쩍 보고 있다.  운동에는 젬병인 저질 몸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듯한 운동선수들을 보면 넋을 잃게 된다. 올림픽 선수촌의 섹스 라이프를 다룬 해외 기사에서 올림픽 선수촌은 흡사 완벽한 신들이 모인 올림포스 신전과 같다고 표현한 걸 봤는데, 상상 해보니 넘나 멋진 것.


1.

여자 수영 400m 혼영 카틴카 호수주

헝가리 금메달 8개 중에 3개를 이 언니 혼자 땄다. 세계 기록보다 몸 하나 이상 앞서가는데 미친 것 같다. 다른 선수들과 아예 다른 리그에서 홀로 자기 자신과 경쟁하는 이런 선수를 보면 언제나 짜릿하고 경외감이 든다. 수영 경기 보다보니 수영장이 너무 가고 싶지만... 할일이 태산. 


2. 

펜싱은 그냥 다 좋다. 뭔가 파파팍 지나갔는데 슬로우 모션으로 보면 막고 찌르는 동작이 하나하나 보이니까, 짧은 전광석화 같은 순간에 그 많은 동작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멋있고...  풋워크와 찌르기가 너무 우아해서 춤을 보는 것 같은데, 이 동작들이 실제로 옛날 기사들이 싸우는 모습이라고 상상하면 아찔하고... 가슴 찔린 저 순간 1포인트 잃는 게 아니라 그냥 죽는 거잖아. 싶으면서.. 우리나라 지고 있어도, 경기 관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재미있다. 


3.

사격은 룰을 잘 몰라서 예전에도 안보던 건데, 이번에 우연히 진종오 금메달 따던 순간에 라이브로 봤다. 서든데스 방식이라는 걸 처음 봐서 생소했는데, 한명씩 떨어진다니 쫄깃하고 멋있다. 그것보다 더 멋있었던 것은, 탈락한 선수들이 퇴장하지 않고 일렬로 앉아서 남은 경기를 지켜본다는 점이었다. 떨어진 순간 관중석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뒤에 놓인 의자에 돌아와 옆 국가 코치와 선수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앉아서 우승자가 탄생하는 순간을 함께 지켜보는 것이.. 뭔가 라이벌리와 동료애가 함께 뭉쳐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멋있었다. 우아하고도 신사적인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었다.


4. 

여자배구는.. 김연경선수 하나만으로도 너무 멋있었다. 언니는 왜이렇게 멋있으신건가요. (멋있으면 다 언니다.) 서브 넣을 때도 멋있고, 스파이크 넣을 때도 멋있고, 포효하는 장면도 멋있고, 욕할 때도 멋있고... 이번에 김연경 선수에게 꽂혀서 예전 김연경 선수 동영상을 몇개 찾아봤는데, 우리동네예체능에 잠깐 출연한 걸 보게 되었다. 거기서 배구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연경 선수가 한 대답이 너무 좋았다. "자기가 좀 부족해도, 옆의 선수들을 믿으면 된다."라고... 사실 김연경 선수는 세계 최고 선수기 때문에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한 점이 없어서, 국가대표팀이든, 터키리그팀이든 어디에서든 자기가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나가야 할 선수일텐데... 그런 선수가 옆 동료들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1인자의 풍모를 느끼게 해주었다. 사람들은 안타깝게 떨어진 배구대표팀의 몇몇 선수들을 욕했지만, 김연경 선수는 아마 팀원들을 탓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5. 

여자기계체조 시몬 바일스. 마루운동이 특히 짱이었는데, 스프링처럼 팡팡 튀기는 게 인간 아닌 것 같다. 올림픽은 이런 완벽한 육체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발굴하는 재미로 보는 것 같다. 



쓰다보니 어째 나는 부정할 수 없는 여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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